긴 휴일을 마치고, 일상으로 무사히 돌아오셨나요? 연휴가 끝난 자리엔 익숙한 하루들이 조용히 돌아오고, 우리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죠.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고, 때론 지루함을 느끼게도 해요.
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죠. 어떤 이에게는 원하는 것들로 채워진 행복하고 평화로운 나날들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욕망을 저 멀리 묻어둔 채, 자신을 지운 채로 살아가는 시간이기도 해요. 사회의 구성원으로, 누군가의 아내로, 아버지로, 자식으로요.
겉으론 안정된 삶처럼 보여도, 속을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깊은 파도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에밀 졸라의 『인간 짐승』,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속 인물들처럼요. 이들은 모두 사회적 지위나 겉모습만 보면 아무 걱정 없을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사실은 사랑보다는 체면과 질서를 위해 택한 결혼 속에서 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조용하고 단정해 보이는 그들의 일상은 알고 보면 복잡하게 흔들리는 내면 위에 위태롭게 놓여 있죠.
『댈러웨이 부인』의 주인공 클라리사가 파티를 위한 꽃을 직접 사겠노라 말하면서 소설이 시작되고, 그녀는 곧 자신의 삶과 역할, 자아를 조용히 마주하게 됩니다. 평온해 보이는 일상의 표면 아래엔 복잡한 감정들과 오래된 기억, 그리고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조용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죠. 그들의 결말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진실한 내면을 만나게 됩니다.
지금 여러분의 일상은 어떤가요?
산뜻한 5월을 맞아, 우리도 꽃을 사러 나가 볼까요.
from.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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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서평 | '이달의 소설' & '이달의 고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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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함께 문학을 읽고 풍성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달의 고전'을 통해 고전 문학을 깊이 있게 읽으며, 좋은 문학이란 무엇인지 알아보는 안목을 기릅니다. '이달의 소설'에서는 우리 시대의 뛰어난 소설들이 미래의 고전으로 남을 수 있도록, 현재 출간되는 장편소설과 작가들을 꾸준히 살펴봅니다. '이달의 소설' 선발대, '이달의 고전' 고독대, 그리고 '소전독서단'이 들려주는 진솔한 서평을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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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부서지고 고통받지만, 그 잔해 속에서 다시금 살아나는 이를 위한 피에타를 중심으로 이탈리아의 격변의 역사를 흥미롭고 치밀한 서사로 풀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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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대 | 쇼쉐이 | 고전지수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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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사랑하고 투쟁하기에 아름답고, 그렇기에 누구에겐 위험하다. 조각 속에 승화된 사랑과 투쟁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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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라니 | 고전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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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뜸을 들이는 바람에 시들해져 버린 궁금증은 비밀이 밝혀진 후에도 헛헛하다. 유럽의 역사와 정치, 경제의 옷을 입은 포레스트 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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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희귀동물 | 고전지수 2.6
버넘 숲 | 엘리너 캐턴
21세기 사회에서 존재할 수 있는 건 개개인의 실존이 아니다. 오로지 시장의 자유. 그리고 그 선택만이 존재한다. 계속 질문거리를 마주해야 한다는 불편함은 작가를 향한 동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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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하루 | 고전지수 3.6
세계가 신자유주의 체제로 편재된 현재. 자원 선점, 환경, 과학 기술, 디지털, 거대 자본 등 폭넓은 담론을 담아내고 있다. 필요 이상의 사설, 허무한 결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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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호디 | 고전지수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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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가진 내적 갈등들과 의문들을 책에 드러냈지만 결론짓지 못한 느낌이 강하다. 특히 결말이 그렇다.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아 몰랑 잠이나 잘래' 하고 책이 끝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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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깜주 | 고전지수 2.2
어둠 뚫기 | 박선우
어둠의 진창 속에서 묵묵히 걸어 나가는 삶의 방식이 위로를 건넨다. 담담한 고백이어도 절실한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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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대 | 수현 | 고전지수 3.2
군더더기 없이 차분한 문장에 담긴 진심, 그러나 동성애자 남성이 주인공인 자전 소설로도, 아들과 어머니의 애증을 다루는 성 소수자 가족사 소설로서도 진부한 서사가 아쉬웠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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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피오나지니 | 고전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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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보다 단편 모음집에 더 가까운 느낌이어서 동성애자의 삶과 어머니와 관계 회복의 연관성이 억지스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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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딩굴댕굴 | 고전지수 2.0
친애하는 개자식에게 | 비르지니 데팡트
불완전한 인간관계를 날카롭고도 유쾌하게 해부한 에세이. 솔직함이 주는 통쾌함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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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대 | 책보는고양이 | 고전지수 3.6
지금 시대를 배경으로 직설적이고 사실적으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한다. 다소 자극적으로 쓰여 있지만 우리 시대의 진짜 모습을 그려낸 글이 인상적이다. 자극성과 작품성 사이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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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TerryJ | 고전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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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말도 안 되는. '엽기떡볶이' 같은 문장들. SNS의 얄팍한 표면을 전혀 창의적이지 않게 전사한 빤한 전개. 재미없고 촌스럽다. 제목부터 싸하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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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Mojito | 고전지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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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일기 (1918) | 루쉰
봉건제가 무너지고 근대가 열리던 중국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한 지식인 선각자가 그려낸 중국의 혼란한 풍경. 짧은 이야기들이지만 각각의 작품이 던지는 문제의식은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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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김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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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이기도 가해자이기도 할 자기 분열의 고통, 날카로운 해학과 비판을 통해 인간 존엄을 보여주기 위함일까. 그래서 그는 구원받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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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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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나라에서 몸부림치는 외로운 두눈박이. 그러나 결코 외부자의 냉소가 아닌 자기 민족에 대한 사랑이 담긴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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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대 | 쏙독새
인생 (1995) | 위화
기구하고 굴곡진 운명 앞에서 한낱 인간의 의지와 선택은 그저 무력하고 덧없는 것일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걸어가는 그 길엔 끝끝내 인간다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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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단 | 천사가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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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슬픈 인생사를 날실로, 국가의 아픈 시대사를 씨실로 엮은 소설. 사회가 어지럽고 삶이 고달파도 살아 내는 것이 인생. 비극을 담담하게 서술해 오히려 슬픔이 극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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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대 | 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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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고통의 연속이고 세상은 잔혹합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살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큰 복을 바라기는 어려워도, 매해 가족에게 새 신발을 지어줄 수 있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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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대 | 조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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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넘어서는 미래의 고전이 될 장편소설을 찾아 나서는 활동, 〈이달의 소설〉은 매월 소전서림 큐레이션 국내외 신간 장편소설 중 한 권을 읽고 서평과 고전 지수를 평가합니다. 5월 〈이달의 소설〉 큐레이션은 상실과 기억을 가로질러,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큐레이션은 여러분에게 어떤 감상을 가져올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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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장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독창적인 문학가." 〈월 스트리트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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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의 정원을 걸으며 톺아보는 사소하고 우연적인 삶의 아름다움.
'정원사'라는 뜻을 가진 그의 성씨와 같이, 바움가트너는 기억의 정원 속 나뭇가지처럼 얽혀 있는 삶의 단편들을 하나씩 찾아간다. 소설은 1968년 뉴욕에서 가난한 문인 지망생으로 아내를 처음 만난 이후 함께한 40년간의 세월, 그리고 뉴어크에서의 어린 시절부터 양장점 주인이자 실패한 혁명가였던 아버지에 대한 회상까지 한 인물의 일생을 톺아보며 그의 내적인 서사를 따라간다. 폴 오스터가 평생 동안 다뤄 왔던 주제인 글쓰기와 허구가 만들어 내는 진실과 힘, 그리고 우연의 미학에 대한 사유가 간결하고 섬세하게 집약된 이 마지막 유작은 죽음 앞에서 써 내려간 상실과 기억에 관한 소설이기에 더욱 절실하고 강렬하다. 이제 폴 오스터라는 소설가를 떠나 보낸 독자들에게 『바움가트너』는 말한다. '그게 상상력의 힘이야, 아니, 그냥 간단하게, 꿈의 힘.'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찬사 속에 데뷔하여 반세기 넘도록 소설과 산문 모두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견고히 자리 잡은 작가 폴 오스터. 그가 투병 중 끝을 예감하며 집필한 생애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가트너』는 은퇴를 앞둔 노교수 사이 바움가트너를 통해 상실과 애도, 기억과 현재, 시간의 흐름과 삶의 의미를 내밀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초기작들을 연상시키면서도 삶의 막바지에 이른 작가의 원숙한 사유 또한 보여 준다는 평가를 받은 이 소설은, 이상한 사건 사고가 연달아 일어난 어느 날 까맣게 그을린 냄비를 바라보던 바움가트너에게 문득 인생의 사랑이었던 아내에 대한 기억이 점화되며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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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바깥세상을 싫어하지 않았다. 다만 바깥세상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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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독자들을 열광시킨 찬호께이 초기작 계보를 잇는 정통 범죄추리소설.
인간 심연의 고독감을 꿰뚫는 본격 미스터리.
'누구나 어느 정도의 정신병을 안고 있는' 압력솥 같은 도시 홍콩. 구닥다리 아파트인 단칭맨션에서 41세 남성 ‘셰바이천’이 방 안에서 숯을 피워 자살한 채로 발견된다. 타살 혐의가 전혀 없는 이 사건에 특별한 점이라곤 없었다. 무심코 열어본 셰바이천의 옷장에서 스물다섯 개의 유리병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옷장을 가득 채운 표본병 속에는 보존액에 담긴 시신 토막들이 들어 있었다. 인간의 팔다리와 장기, 그리고 '괴로워하며 얼굴을 감싼 사람'의 얼굴.
‘중화권 추리소설의 출발점’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사회파 추리소설 『13·67』 『망내인』의 작가 찬호께이의 신작 장편소설 『고독한 용의자』. 최근 소개된 작품들이 호러나 판타지에 가까웠다면 『고독한 용의자』는 『기억나지 않음, 형사』 이후 오랜만에 발표하는 정통 범죄추리소설이다. 찬호께이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리얼리즘을 표방한 범죄추리소설로 포스트코로나 시대 홍콩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며, “사회현상을 반영한 범죄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이 소설이 만족스러운 선물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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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물음에 가슴 한복판을 맞은 것 같았다. 과감한 소설들이 주로 그렇듯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읽힐 작품이다. 이야기와 중첩되었다가 벗어난 이들이 각기 터뜨릴 말들이 궁금해진다. 허공의 불타오르는 새를 보았는지, 보지 않았는지도 묻고 싶다." (소설가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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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생명을 부활시키기 위해 존재해 왔던
2천 년 간 죽음과 삶 사이의 맹렬한 전쟁들.
『불새』는 근래 한국 소설에서는 보기 힘든 소재, 종교의 권위와 그것에 희생당하는 한 인간의 생명을 연결 짓는다. 한국의 젊은 사제 바오로가 그의 신도 헬레나의 임신과 죽음을 겪으며 시작된 고뇌는, 그리스도 사망의 시점까지 독자를 데려간다. 인간의 중심에 자리 잡은 한 가지 진실, 즉 생명과 그 삶은 존엄하며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2천 년이라는 아득히 먼 때부터 확인하고 있다. 작가는 시공간 층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인류사의 쇠망한 왕국과 전쟁으로 소멸한 생명들을 무수히 보아 온 '불새'의 언어와 시점을 빌어 이 진실을 환기한다. 독자는 장을 거듭할수록 세심하게 배치되는 정교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와 언어, 이미지, 시간과 공간이 포섭된 역사적, 신화적, 과학적 미궁 속에서 기꺼이 유영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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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팡의 『연매장』은 충실하고 중후하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현실주의적 역작이다. 정교한 구도로 놀라운 이야기를 펼쳐내는 이 소설에는 역사에 대한 통찰과 풍부한 미학적 요소가 담겨 있으며, 비판의식과 문학성을 매우 수준 높게 결합해냈다." 〈루야오문학상 수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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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혹과 고통을 기꺼이 써내는 작가 ‘팡팡’이 진실에 닿기 위해 분투한 문학적 기록
『연매장』은 아들 칭린이 어머니 딩쯔타오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중국 현대사에서 희생된 개인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비판의식과 문학성을 훌륭하게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루야오문학상을 수상했지만, 1950년대 토지개혁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며 수상 직후 중국 정부에서 금서로 지정했다. 그러나 팡팡은 결코 침묵당하지 않았다. 『연매장』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대만에서 중국어로 출간되었으며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잊혀선 안 될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봉쇄된 우한의 참상과 생존기를 담은 『우한일기』 출간 이래 중국 정부에서 금서 작가로 지명당한 팡팡은 평생 진실한 글쓰기를 소명으로 삼은 작가다.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개인의 눈을 통해 역사를 보여주고, 이데올로기에 파묻힌 인간의 존엄을 섬세하고 생동감 있게 그려왔다. 『깨진 칠현금』으로 2010년 제5회 루쉰문학상, 『연매장』으로 2017년 제3회 루야오문학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았으며, 모두가 이야기하기 꺼리는 주제를 기꺼이 써내며 성역 없는 글쓰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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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문학이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는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이겠죠. 고전을 통해 삶을 더 풍요롭게 가꿔 나가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매년 〈이달의 고전〉 24권을 소개하고 함께 읽어 나갑니다. 2025년 〈이달의 고전〉 테마는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문학을 통한 세계여행'입니다. 5월은 '100년 전의 뉴욕과 런던'이라는 키워드로 묶인 두 권의 고전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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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키워드: 100년 전의 뉴욕과 런던 비교 키워드: 재즈 시대의 뉴욕 vs 전후의 런던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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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는 1925년 4월 처음 출판되었으며, ‘재즈 시대’로 불리던 192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댈러웨이 부인』은 1925년 5월 발표된 소설로, 댈러웨이의 하루를 통해 20세기 초의 런던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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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1925)
F. 스콧 피츠제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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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의 화자 닉 캐러웨이는 미국 중서부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증권계에 몸담기 위해 동부로 이사한다. 닉은 롱아일랜드의 ‘웨스트에그’에서 살게 되는데, 바로 옆집에는 개츠비가 살고있다. 개츠비는 날마다 이유와 목적을 알 수 없는 성대한 파티를 개최한다. 닉은 곧 그 이유를 알게된다. 개츠비는 일부러 ‘이스트에그’에 있는 데이지 집이 보이는 만 반대쪽 집을 사 그녀가 오기만을 바라며 매일 파티를 열었던 것이다. 닉은 이 파티에 드나드는 인물들의 이름을 열거한다. 이 인물들의 어두운 면면은 1920년대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듯 하다.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에게서 멀어지기만 하는 황홀한 미래를. 이제 그것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뭐가 문제겠는가.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리고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러면 마침내 어느 찬란한 아침⋯⋯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새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 제목에 얽힌 이야기
피츠제럴드는 이 작품의 제목을 정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처음 원고의 제목은 ‘황금 모자를 쓴 개츠비’였다가 이후 출간될 때는 편집자와 아내 젤다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그가 생각했던 또 다른 제목으로는 ‘재의 골짜기와 백만장자들’,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 ‘푸른색과 붉은색 그리고 흰색’ 등이 있다.
+ 다른 작품에 등장하는 『위대한 개츠비』
이 작품은 후대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다른 소설에 빈번하게 등장하기도 한다. 『호밀밭의 파수꾼』(J. D. 샐린저)의 주인공 콜필드는 그의 형에게 『무기여, 잘 있거라』(어니스트 헤밍웨이) 같은 작품을 『위대한 개츠비』와 어떻게 같이 좋아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자신도 『위대한 개츠비』는 좋아한다고 말한다. 『노르웨이 숲』(무라카미 하루키)의 주인공 와타나베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위대한 개츠비』이고, 이 책이 작품 속 다른 인물과 연결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선셋 파크』(폴 오스터)의 주인공 마일스 헬러는 한 공원에서 우연히 자신과 똑같은 책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있던 소녀 필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필라는 마일스에게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닉 캐러웨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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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은 잘 알려진대로 1923년 6월 중순, 런던 시내에서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파티를 준비하는 상류층 여인 클라리사 댈러웨이는 꽃을 사러 런던 거리로 나선다. 첫 문장부터 우리는 울프의 특별한 서술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꽃은 자기가 사오겠노라고 댈러웨이 부인은 말했다.
루시는 루시대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꽃은 자기가 사오겠노라고 말한 댈러웨이 부인의 말을 우리에게 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루시는 루시대로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또 누구일까? 울프는 서술자와 등장인물을 모호하게 만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의식의 흐름 기법을 구사한다. 의식의 흐름은 이전의 사실주의 기법이 추구하는 현실에 대한 객관적 재현이 아닌, 인간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주관적인 생각과 감각을 서술하는 방법으로, 울프의 실존주의적 성향을 잘 드러낸다.
[..]
+ 런던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런던에 대해 글을 쓴 사람이다.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파도』, 『세월』 등 그녀의 대표작들과 에세이 등 런던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 영국의 시인이었던 비타 색빌웨스트는 울프에게 보낸 편지*에서 『댈러웨이 부인』에 6월의 런던 전부가 담겨있기 때문에 자신은 다시는 런던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 『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박하연 옮김, 큐큐, 2022) 참조
+ Film
「댈러웨이 부인」, 마를렌 고리스, 1997
96분, 컬러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원작을 충실히 재현했다. 마를린 호리스 감독은 버지니아 울프의 ‘의식의 흐름’ 기법을 묘사해 내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계속 교차시키며 댈러웨이 부인의 독백을 내레이션을 통해 표현했다.
「디 아워스」, 스티븐 달드리, 2002
110분, 컬러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디 아워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1923년 댈러웨이 부인을 쓰는 버지니아 울프와 1951년 댈러웨이 부인을 읽는 로라, 현재 자신을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부르는 친구를 위해 파티를 준비하는 클러리사. 시공간이 다른 세 여성의 이야기가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매개로 연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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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문화재단의 문학 출판사, 〈소전서가〉는 고전 문학을 깊이 있게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듭니다. 인간과 시대에 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해, 독자가 온전히 독서에 몰입할 수 있는 가장 알맞은 형태를 고민하며 책을 만들어갑니다.
〈문학과 친구들〉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문학의 탄생을 기대하며 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매년 장편소설 집필 계획을 가진 작가를 선발해, 예술적 성취가 기대되는 이들에게 집필 공간과 시간을 지원하고, 작품이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출판까지 함께합니다.
〈소전서가〉가 기획한 장편소설 시리즈, 〈내일의 고전〉. 그 두 번째 작품으로, 〈문학과 친구들〉 신종원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습니다. 『불새』는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장대한 서사입니다. ‘불’을 주제로 한 이번 작품은 종교의 권위와 그에 희생된 한 인간의 삶을 중심에 놓고, 2천 년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집니다. 정교하게 짜인 문장과 이미지, 이야기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인류 보편의 진실에 다가서는 깊은 독서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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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서사의 불꽃이 만나는 이야기, 신종원 작가의 『불새』. 지금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작가와 직접 만나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북토크도 준비되어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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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원 『불새』 북토크
- 일시: 5/15(목) 19:30 (90분)
- 장소: 투바이투 북라운지 (소전서림 1층)
- 진행: 정다정 편집자
- 참가비: 5천 원
- 신청: 소전서림 앱 (소전서림 연회원) / 하단 링크 (소전서림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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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믿을 구석(The Last Resort)'입니다. 삶에 지치고 흔들릴 때 조용히 기대게 되는 무언가에 대해 묻는 이번 주제처럼, 소전문화재단도 누군가의 믿을 구석이 되어줄 책과 문학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올해 도서전에서는 ‘읽는사람’ 캠페인과 프로그램들을 통해 다양한 문학 이야기를 나누고, 소전문화재단의 출판 브랜드 ‘소전서가’의 신간 소식도 전해드릴 예정이에요. 직접 보고, 듣고, 나누며 문학을 더 가까이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소식은 다음 호 뉴스레터에서 전해드릴게요. 올 6월, 우리의 믿을 구석이 되어줄 이야기들과 함께 도서전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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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서울국제도서전
- 일시: 6/18(수) - 6/22(일)
- 장소: 코엑스 A홀 & B1홀
- 부스위치: A홀 E27 소전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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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사람님, 더 많은 문학 이야기가 읽는사람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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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읽는사람」은 여러분의 답장을 기다립니다.
작품에 관한 이야기도 좋고, 레터에 대한 생각들도 좋아요!
같이 나누고 싶은 질문들이나 궁금한 것을 물어봐도 좋고요.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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